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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위> 이강산 대표

백술닷컴 2022.08.04 13:44:04


 

 

이제 막 성장하는 양조장의 제품을 보면, 양조자의 호기와 패기가 술병 밖으로 비어져 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그만큼 고유한 개성과 색깔이 술 한 병에 잘 녹아 있다고 할까요.

‘양조위’가 딱 그런 곳이에요. 좁은 공간에서 비교적 간단한 설비와 최소한의 인력으로 술을 만들지만, 술에 드러나는 자기 주장 하나는 또렷하거든요. 신사동 6.8평 상가를 떠나 경기도 고양시에 새 둥지를 튼 구 육점팔, 현 양조위의 이강산 대표를 찾았습니다.

신사동 ‘육점팔 양조장’에서 고양시 행신동 '양조위'로 돌아왔어요. 어떤 경위인가요?

 

신사동에서 올 초에 이전했어요. 자택 인근에 있는 상가 건물로요. 유치원생 아이가 있어서 집이랑 양조장이 좀 더 가까워야 했거든요. 아침에 아이 유치원 등원도 시켜줘야 하고요. 술을 빚다 보면 새벽에도 나와봐야 할 일이 생기는데, 거리가 멀면 아무래도 애로사항이 많지요. 기존에 있던 친구 대신 제가 전적으로 양조장 일을 도맡게 되면서 내린 결정이에요. 이전하는 과정에서 양조장 이름도 ‘양조위’로 새롭게 바꾸었고요.  



‘양조위’,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요.

 

양조위는 ‘양조’에 영단어 ‘We’를 더해 만든 합성어예요. 영어로 하면 ‘위 브루어리(We Brewery)’가 되고요. 여럿이 함께 만들어가는 양조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어요. 술은 일단 저 혼자 빚고 있지만, 운영에 대한 의사결정을 나누는 다른 멤버들이 많이 있거든요. 각자 맡은 역할도 있고요. 모두의 힘을 합해 굴러가는 곳인 셈이지요. 이러나저러나 사실은 아재 감성 섞은 말장난에서 나온 이름이긴 해요. 하하.

 

  

술을 빚고 싶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됐나요?

 

회사원일 때 삼해소주 아카데미에 다녔어요. 5년 전 즈음에요. 그때는 증류주에 관심이 제일 많았는데, 술을 알아갈수록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들었어요. 한국에는 위스키나 꼬냑처럼 오랜 기간 체계적으로 숙성한 증류주가 거의 없었으니까요. 그렇다면 내가 한번 그런 좋은 술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었어요. 그렇게 뜻이 통하는 멤버들을 찾아서 모임을 구성하게 됐고, 호기롭게 이 바닥에 뛰어들었지요.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요.

‘육점팔 막걸리’에 이어 ‘육점팔CS’를 생산한다고 들었어요.

 

‘양조위’로 새단장하면서 신제품을 만들었는데요. 육점팔CS는 알코올도수 11도짜리 스파클링 막걸리예요. 물을 넣어 희석하지 않은 원주고요. 기존 제품보다 알코올 함량을 높인 만큼 용량도 줄였어요. 병도 유리병으로 바꾸었지요. 낮은 도수가 성에 차지 않거나 1리터에 가까운 양이 부담스러웠던 분들을 위한 제품이에요. 6도짜리 육점팔 막걸리 생산은 잠시 쉬어가기로 했고, 한동안은 이 육점팔CS가 양조위의 주력 생산제품이 될 예정입니다.

 

 

 

 

우리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진입장벽이 더 낮아져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요. 어떻게 생각하나요?

 

확실히 소비자 입장에서는 장벽을 느낄 수도 있겠지요. 특히 가격 측면에서요. 식당이나 주점에서 마실 땐 더욱 그럴 거예요. 기존 주류보다 가격이 좀 세잖아요. 그래도 전통주 보틀샵 같은 전문 소매점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비교적 싸게 전통주를 구입할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합리적으로 우리술을 즐길 방안이 많아진다면 지금보다는 장벽이 더 낮아지지 않을까 해요.

앞으로도 계속 막걸리만 만들 생각인가요?

 

막걸리 외에 청주나 증류주에도 관심은 있어요. 그런데 지금은 여건이 되지 않으니 다른 방안을 구상해보는 중이에요. 일종의 생산 조합을 만들어서 각자 가진 설비를 공유해 보는 건 어떨까 하는 거지요. 이렇게 되면 한 장소에 모든 설비를 몰아넣을 필요가 없어지잖아요. 청주를 생산하려면 관련 시설이 갖춰진 곳으로 장소를 옮겨 청주를 생산하고, 증류주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하면 되고요. 이런 식으로 서로 품앗이하듯 장비와 장소를 공유해서 술을 만드는 조합을 구성해보고 싶어요.  

 

 


 

‘양조위’가 이루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양조위를 통해 사람들이 전통주라는 장르에 재미를 많이 느꼈으면 좋겠어요. 향후에는 전통주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축제 등에 참여하면서 지역 사회에 이바지하고 싶기도 하고요. 뜻 맞는 사람끼리 모였으니, 언젠가는 무언가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해요. 일이 고돼서 목표의식이 가끔 옅어지기도 하지만요. 하하. 어쨌거나 우리술을 통해 다 같이 놀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는 것이 궁극적인 바람이에요.

 


 

총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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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적60인분

    인스타보고 양조장 탐방기 찾아보았습니다. 육점팔 너무 개운하고 맛있어서 좋아합니다. CS도 궁금하군요! 2022-08-09 10:59:26

  • 막사

    육점팔cs최근에 먹었는데 산미가 참 좋더라구요! 2022-12-05 16:3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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