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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티오티> 김선일, 김휘은 대표

백술닷컴


 

남이 허튼 소리를 할 때 이런 말을 쓰곤 하지요. “말이야 막걸리야?” 그런데 이 수사적 질문을 이렇게 받아치는 이들이 있다면 어떨까요.
“막걸리입니다만, 문제라도?”

누군가 허튼 소리로 볼지언정, ‘막걸리 같지 않은 막걸리’를 고집한다는 두 청년은 성수에 있었습니다. 전통주 시장의 틀을 깨는 룰브레이커, 오티오티 김휘은 대표(이하 휘)와 김선일 양조사(이하 선)를 찾아 더욱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두 분은 어쩌다 술을 만들게 되었나요?

 

20대 초반부터 술에 쭉 관심이 있었어요. 칵테일부터 맥주와 사케, 와인을 차례로 접했는데 재밌더라고요. 이것저것 마셔보면서 공부를 하다 보니까 술을 한번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일본 맥주 양조장에서 인턴 생활을 하고 국내 맥주회사에서도 일을 했어요. 그러다 해외 여행을 한 번 하게 됐는데, 거기서 만난 외국인이 어디서 왔고 무슨 일 하냐 묻는 거예요. 나는 한국에서 왔고 맥주 만든다고 대답하는 순간, 내 대답에 위화감이 들었어요. 생각해 보세요. 우연히 만난 서양인에게 직업을 물었는데 “저는 김치 만들고 있어요.”라는 답을 들으면 뭔가 좀 묘하잖아요.
그 이후로 맥주 말고 우리술을 만들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사실 2010년 즈음에 막걸리 동아리도 만들어 본 적이 있거든요. 막걸리 붐이 한차례 일었을 땐데, 비슷비슷한 제품이 그땐 훨씬 많았잖아요. 뭔가 새롭고 예쁜 술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그때 처음 해본 것 같아요. 서른 중반쯤 되면 양조장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꿈도 당시에 있었고요.

저는 사실 요리를 하는 사람이었는데요. 어머니 덕에 양조에 발을 들이게 됐어요. 술을 워낙 좋아하시던 어머니를 위해 술을 직접 만들어보려다 시작한 일이거든요. 처음엔 정보가 많이 없으니 가양주연구소를 찾아가서 무작정 술을 배웠어요. 욕심이 생겨 정규 지도자 수업까지 모두 듣고 나니까 상업양조에 도전해보고 싶어지더라고요. 그 길로 가양주연구소에서 새로 론칭한 서울양조장에서 근무도 하고, 조그맣게 양조장을 운영하면서 집시브루잉도 하다가 여기까지 흘러오게 됐네요.

  



다른 곳도 아닌 성수동에 문을 연 이유가 궁금해요.

 

여러 가지 상황이 맞아떨어져서예요. 양조장을 운영할 만한 곳을 알아보던 중에 마침 성수에서 좋은 매물을 발견했거든요. 서울인데 이 정도면 괜찮다 싶어서 바로 선택했어요. 코로나 여파가 아직 있어 가격 괜찮은 곳이 적잖게 나올 때기도 했고요. 외곽으로 나갈 수도 있었겠지만 전에 의정부에서도 양조장을 하나 운영해본 경험에 비춰 보면 외곽이라고 무조건 비용 절감이 되진 않더라고요. 결과적으로 잘 한 선택이었지요.

저는 성수동이라는 동네가 주는 바이브를 원래 좋아했어요. 그래서 성수동에 자리를 잡자는 얘기를 굉장히 반겼던 기억이 있네요. 저희가 만들고자 하는 ‘막걸리스럽지 않은 막걸리’와도 분위기가 잘 어울렸고요.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과 맞아서 이미지 메이킹이 잘 될 것 같았어요.

 


김선일 양조사(좌)와 김휘은 대표(우) 

 

양조장을 운영하면서 어려웠던 일은 없었나요?

 

처음에는 우리가 만든 술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게 굉장히 힘겨웠어요. 아무래도 이 업계에서 술 만드는 일을 하다 보면 유연한 사고가 통할 일이 적어요. 오랫동안 해왔던 관습이나 관행을 뚫고 우리의 새로운 생각을 전달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고요. 그래도 지금은 뭐, 우리의 정체성을 위해 피드백은 적당히 받고 유연하게 흘려 보내는 편이에요.

갓 시작할 때는 이 시장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 돌파구를 찾는 게 어렵긴 했어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모두가 문을 활짝 열고 반겨 주는 분위기는 또 아닌 것 같았고요. 파이는 작은데 활발한 교류나 정보 공유가 부족해서 다소 난감하긴 했었지만, 어쨌거나 우리만의 방식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꼭 받아내겠다는 일념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냈어요.

 


 

형식과 틀을 완전히 벗어난 막걸리를 내놓고 있어요.
오티오티의 생산 철학이 정말 궁금해요.

 

저는 우리가 하는 일을 단순 양조나 제조업이 아닌 엔터테인먼트 사업이라고 생각해요. 신제품을 낼 때도 물건 찍어내듯이 만드는 게 아니라, 가수가 앨범을 내듯 작업물을 만들어서 선보인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거예요. 소비자가 이를 다방면으로 즐기게끔요. 앨범을 만드는 것처럼 완성도에 집중하고 컨셉을 잡아서 평가를 받는 거죠. 어찌 보면 이곳은 양조장이라기보다 스튜디오라는 개념에 더 어울려요. 지금은 막걸리 위주로 제품을 만들지만 막걸리는 우리의 첫 번째 프로젝트일 뿐이에요. 이 험난한 시장에서 우리의 존재와 가치를 알려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또 계속 찾고 있어요.

전통주가 가진 진부함을 희석시키고 깨 버릴 만한 술을 만들려고 해요. 전통주도 재미있다는 느낌을 살려야 하니까요. 사람들이 뭔가를 안 하는 데는 이유가 있는데, 그 아이템이 아마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고 인정받지 못 할 거라는 두려움 탓일 거예요. 그럼에도 결국 새로운 것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조금 더 과감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해요. “우리가 전통주계의 이단아다!”라는 자세로요.

 



 

현재의 전통주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지금 당장은 주세법과 같은 주류 관련 법률이 현실에 맞게 빨리 바뀌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작은 양조장을 하나 두는 데만 해도 현실적으로 굉장히 버거운 면이 많거든요. 소규모 양조장에 대한 것도 말이 소규모지, 여러 가지 비용이니 뭐니 따져 보면 소규모가 결코 아니에요. 조금 더 시장이 활발해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법적인 지원과 개선이 시급하다고 봐요.

 



신제품 개발은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되나요?

 

신제품을 개발할 때 전반적인 구상은 인터넷에 자주 떠도는 밈(meme)이나 그 해의 트렌드, 예전에 유행했던 것들까지 두루 참고해요. 그러고 나서 크게 세 가지 프로세스를 거쳐요. 처음에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지를 따져요. 그 다음에는 내가 해 보고 싶은, 또는 매력적인 양조 기법이 들어갈 수 있는지를 봐요. 마지막으로는 놀이가 될 만한 아이템인지를 살펴요. 둘이 의견을 주고받은 다음에 보통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제품이 나와요. 의견충돌도 크게 없어서 스무스하게 진행되는 편이에요.

 


 

다른 생산자와 비교해봤을 때, 오티오티만의 강점은 뭘까요?

 

오티오티의 강점은 전에 볼 수 없던 것들을 추구한다는 데 있어요. 전례가 없어서 차별화가 확실히 돼요. 우리는 전통주계의 ‘얼터너티브 스타일’을 구축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순곡주를 만들려면 만들 수도 있겠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는 걸 굳이 따라 해야 할 필요를 못 느껴요. 새로운 시도야말로 새로운 문화를 개척하는 길이 아닌가 싶어요. 아, 그리고 우리만의 강점을 또 하나 꼽자면 양조장에 찾아온 사람들에게 공짜 술을 제공한다는 것도 있겠네요. 하하.


지금 출시중인 주요 제품을 소개해 주세요.

 

지금은 공식적으로 여섯 가지 막걸리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요. ‘코리안 화이트’는 아주 가벼운 질감을 가진 캐주얼한 막걸리예요. 맥주처럼 즐길 수 있게 만들어서 걸쭉하고 묵직한 막걸리와 완전히 대비돼요. ‘영자’는 김선일 양조사의 고유 레시피로 만드는 제품인데요. 석탄주 베이스에 캐모마일과 꿀, 후추 등 파격적인 재료를 넣어서 만들어요. 독특하고 매력적인 맛을 느낄 수 있어요. ‘쑥퍼드라이’는 맥주처럼 쌉쌀한 맛이 돌아야 더 많이 마시기 좋은 술이 되지 않을까 해서 쑥을 넣고 만들어본 막걸리예요. 홉 대신 쑥을 넣은 거죠.
‘ㅅㅅ막걸리’는 양조중인 술을 얼려서 알코올도수를 높이는 맥주의 아이스복 스타일을 접목해 만든 제품이에요. 도수가 16.9도로 꽤 높아요. 정치와 종교, 성에 관련한 주제를 기피하는 현상에 반기를 들고 좀 과감하게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질감도 끈적하고 묵직해요. ‘고제라니’ 역시 고제(gose)라는 맥주 스타일을 참고해서 만든 술이에요. 산미가 아주 강해요. ‘막걸리입니다만, 문제라도’는 레몬을 넣은 막걸리인데 음료수처럼 편하게 마시기 좋은 제품이에요. 마지막으로 ‘십선비’는 인도의 차인 ‘짜이’에 들어가는 찻잎 10종을 블렌딩해 만들었어요. 향이 아주 다채로워요.

 

 



오티오티의 궁극적인 꿈과 목표는 무엇인가요?

 

해외 진출이에요. 애초에 해외로 진출할 생각을 두고 오티오티를 만들었어요. 세계 시장에서는 한국인이 너무 한국스러운 것만 만들면 진부할 수도 있잖아요. ‘한국에서 이런 재미있는 술도 만드는구나’ 라는 인식을 만들고 싶어요. 해외에서 만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만한 제품을 가지고요. 결과적으로 우리 술이 위대하다는 걸 알리고 싶은 거죠. 지금까지는 우리가 조금 밀렸어도 앞으로는 중국이 벌벌 떨고 일본이 두려워하는 그런 술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양조인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앞으로 양조장을 차리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제안하고 싶은 방식이 있어요. 양조장을 꾸릴 때 그냥 술 빚기만 하는 공간으로 만들기보다는 양조장 겸 다른 공간으로도 쓸 수 있도록 꾸며 보기를 추천해요. 샵인샵(shop-in-shop) 개념으로 디저트 바나 브루잉 펍처럼 시설을 좀 갖춰놓고 양조도 같이 하는 방식으로요. 그리고 성급하게 어디에 문을 열 생각부터 하지 말고 충분한 경험을 쌓고 시작했으면 해요. 우리도 지금 스튜디오처럼 장소를 대여하고 있으니까 양조 관련해서 경험을 쌓거나 공간을 빌리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 문의 주세요. 기다리고 있어요.

 


 

총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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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던파

    이분들 진짜 인간성수동ㅋㅋㅋ 2023-05-14 13:31:29

  • 막걸리

    코리안화이트 존맛탱!!! 2023-05-15 11:02:38

  • 츄라이

    사진 폼 미쳤닼ㅋㅋㅋㅋㅋ 2023-05-22 15:3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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